느긋하게
연휴에 영화를 봤다. 리틀 포레스트. 모든 것엔 때가 있다는 것, 그때그때 할 일을 부지런히 하되, 결실을 맺는 데는 필연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그 시기는 나 혼자만의 힘으로 오지 않으며 세상을 굴려가는 그 힘으로 자연스레 찾아올 것이라는 믿음. 때가 되었다는 것을 어떤 신호로 알아차리는 혜원. 놔 두어도 알아서 생명력을 펼쳐내는 토마토. 좀더 느긋하게. 좀더 편안하게. 하루하루 나를 보살피고, 나를 위해 작은 노동을 아끼지 않으며, 그렇게 균형을 찾아가며 살아간다면. 그 균형을 위한 일이 나에게, 나의 작은 숲이 되어줄 것이 나에게, 걷기, 요리, 독서, 글쓰기, 라면. 충분할까. 발레는 하고 싶지만 사람이 얽히고 욕심이 섞여 번잡하다. 요가도 하고 싶지만 사람이 얽히고 부담스럽다. 작은 걷기부..
더보기